앞 글에서 수요와 공급이 만나 균형이 잡힌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 이론에는 조건이 붙어 있습니다. 완전경쟁시장이라는 조건입니다. 부동산시장은 그 조건에서 한참 벗어나 있고, 그래서 시장에 맡겨 두면 엉뚱한 결과가 나옵니다. 이것이 시장실패입니다.
30초 답
시장실패의 원인은 넷입니다.
독 · 외 · 공 · 정
독과점 · 외부효과 · 공공재 · 정보의 비대칭
이 중 외부효과가 가장 많이 나옵니다. 방향만 잡으면 절반은 끝납니다.
나쁜 건 너무 많이, 좋은 건 너무 적게.
부동산시장은 왜 완전경쟁이 아닌가
완전경쟁시장에는 네 가지 조건이 있습니다. 참여자가 아주 많고, 상품이 똑같고, 정보가 다 공개되고, 드나들기가 자유로울 것. 부동산은 네 개 모두 어긋납니다.
- 상품이 다 다릅니다 — 개별성 때문입니다. 같은 아파트 같은 평형도 층과 향이 다릅니다.
- 참여자가 적습니다 — 부동성 때문에 시장이 동네 단위로 쪼개지니, 한 동네의 매물과 손님은 몇 안 됩니다.
- 정보가 안 보입니다 — 거래가 개별적으로 이뤄져 실제로 얼마에 팔렸는지 알기 어렵습니다.
- 드나들기 어렵습니다 — 돈이 많이 들고 규제가 촘촘합니다.
앞 글의 특성 여덟 개가 그대로 시장의 결함이 된 셈입니다. 그래서 부동산시장에서 시장실패는 가끔 생기는 사고가 아니라 기본 상태에 가깝습니다. 정부가 이 시장에만 유독 많이 개입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외부효과, 값에 안 들어간 것
공장이 매연을 뿜으면 이웃이 피해를 봅니다. 그런데 그 피해는 공장의 원가에 들어가 있지 않습니다. 공장은 자기 비용만 계산하니 사회가 치르는 값보다 싸게 생산합니다. 싸면 어떻게 될까요. 너무 많이 만듭니다.
반대도 있습니다. 내 집 앞을 예쁘게 가꾸면 동네 전체가 덕을 봅니다. 그 덕은 내 주머니로 안 들어옵니다. 내가 받는 몫이 사회가 얻는 몫보다 작으니 덜 하게 됩니다.
- 부(−)의 외부효과 — 사적비용 < 사회적비용 → 과다생산 → 규제·부담금으로 줄인다
- 정(+)의 외부효과 — 사적편익 < 사회적편익 → 과소생산 → 보조금으로 늘린다
부동산에서 외부효과가 유난히 큰 이유는 부동성과 인접성 때문입니다. 옮길 수 없는 것들이 붙어 있으니 옆집 사정을 그대로 뒤집어씁니다. 용도지역제가 존재하는 이유가 이것입니다 — 공장과 주택을 애초에 떼어 놓는 겁니다.
공공재는 왜 부족해지나
공원과 도로에는 두 가지 성질이 있습니다. 여럿이 같이 써도 줄지 않고(비경합성), 돈 안 낸 사람을 막을 수도 없습니다(비배제성).
그러면 사람들은 「남이 만들면 나도 쓰지」 하고 기다립니다. 이것이 무임승차입니다. 모두가 기다리니 아무도 안 만들고, 결국 필요한 것보다 적게 생겨납니다. 그래서 공원과 도로는 정부가 만듭니다.
정보가 값을 만든다
시장이 정보를 얼마나 반영하는지에 따라 세 단계로 나눕니다.
- 약성 — 과거 정보까지 반영. 과거 시세만 봐서는 초과이윤을 못 냅니다.
- 준강성 — 과거 + 공표된 정보까지 반영. 신문에 난 개발계획으로는 못 법니다.
- 강성 — 공표되지 않은 정보까지 전부 반영. 어떤 방법으로도 못 법니다.
순서는 「과거 → 공표 → 전부」로 넓어집니다. 우리 부동산시장은 대체로 준강성 정도로 봅니다. 그래서 남보다 먼저 안 정보가 돈이 되는 것이고, 그것이 곧 정보의 비대칭입니다.
시험에 이렇게 나온다
함정 하나 — 불완전경쟁시장은 할당 효율적일 수 없나? 있을 수 있습니다. 이 지문이 가장 많이 틀립니다. 독점이라도 거기서 얻는 초과이윤이 정보를 얻는 데 든 비용과 같다면 자원 배분은 효율적입니다. 「완전경쟁시장은 항상 할당 효율적이다」는 맞지만, 「할당 효율적인 시장은 완전경쟁시장뿐이다」는 틀립니다.
함정 둘 — 정부가 개입하면 해결되나? 아닙니다. 정부의 실패도 있습니다. 규제가 과하거나 정보가 부족하거나 타이밍이 늦으면, 고치려던 것보다 더 나빠집니다. 시장실패가 정부 개입의 근거는 되지만 보증수표는 아닙니다.
함정 셋 — 개입 방식을 구별하세요. 직접은 정부가 스스로 공급자가 되는 것(공공임대, 토지비축, 공영개발), 간접은 남의 행동을 유도하는 것(조세, 보조금, 금융)입니다. 용도지역제 같은 규제는 따로 묶습니다.
한눈에 보기
| 원인 | 무슨 일이 벌어지나 | 처방 |
|---|---|---|
| 독과점 | 값이 높고 양이 적음 | 경쟁 촉진 |
| 부(−)의 외부효과 | 과다생산 | 규제·부담금 |
| 정(+)의 외부효과 | 과소생산 | 보조금 |
| 공공재 | 무임승차 → 과소생산 | 정부가 공급 |
| 정보의 비대칭 | 아는 사람만 이익 | 공시·공개 확대 |
3줄 요약
- 시장실패의 원인은 독·외·공·정 넷입니다.
- 나쁜 건 너무 많이, 좋은 건 너무 적게 — 외부효과의 방향입니다.
- 불완전경쟁시장도 할당 효율적일 수 있습니다. 여기서 가장 많이 틀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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