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의 특성, 자연적 다섯과 인문적 셋

앞 글에서 용어를 잡았습니다. 이번에는 그 땅들이 왜 그렇게 움직이는지입니다. 부동산학개론의 뒤쪽 단원 — 시장론, 투자론, 감정평가 — 이 전부 여기서 갈라져 나옵니다. 이 단원을 대충 넘기면 뒤에서 계속 발이 걸립니다.

30초 답

특성은 여덟 개지만 두 덩어리로 접힙니다.

자연적 특성은 전부 「안 된다」, 인문적 특성은 전부 「된다」.

자연적 특성 다섯 개는 이렇게 읽으면 한 번에 들어옵니다.

  • 안 움직인다 — 부동성
  • 안 늘어난다 — 부증성
  • 안 닳는다 — 영속성
  • 같은 게 없다 — 개별성
  • 떨어져 있지 않다 — 인접성

인문적 특성 셋은 반대로 전부 가능하고 변합니다. 용도의 다양성(여러 용도로 쓸 수 있다), 병합·분할의 가능성(합치고 쪼갤 수 있다), 위치의 가변성(위치의 값어치가 변한다).

왜 갈라 놓았나

자연적 특성은 사람이 어떻게 해도 안 바뀌는 것이고, 인문적 특성은 사람과의 관계에서 생기는 것입니다. 그래서 자연적 특성은 본래부터 있는 것, 인문적 특성은 사람이 만들어 낸 것이라고도 합니다.

둘의 성격 차이가 가장 선명하게 드러나는 곳이 부동성과 위치의 가변성입니다. 언뜻 모순처럼 보입니다. 안 움직인다면서 위치가 변한다니요.

땅은 그 자리에 그대로 있는데, 그 자리의 값어치는 변한다.

물리적 위치는 못 움직입니다. 그런데 앞에 지하철이 뚫리고 학교가 들어서면 사회적·경제적 위치가 달라집니다. 좌표는 그대로인데 값이 바뀌는 겁니다. 이 한 쌍만 이해하면 두 종류의 차이가 저절로 정리됩니다.

그래서 무엇이 따라오나

특성을 외우는 이유는 결론이 거기서 나오기 때문입니다. 특성 하나가 뒤 단원의 결론 하나씩을 만듭니다.

특성그래서 생기는 것
부동성시장이 지역별로 쪼개짐 · 직접 가 봐야 함 · 지역분석
부증성물리적 공급곡선이 수직 · 희소성 · 지대 발생
영속성물리적 감가상각 없음 · 장기투자 · 임대차시장
개별성같은 값이 안 나옴 · 개별분석 필요
인접성외부효과 · 옆 땅과 함께 움직임
용도의 다양성최유효이용 · 후보지와 이행지
병합·분할합필과 분필 · 규모의 경제
위치의 가변성개발 호재로 값이 바뀜

오른쪽 칸이 뒤 단원의 목차와 거의 같습니다. 특성을 붙잡으면 개론 전체가 한 줄에 꿰입니다.

시험에 이렇게 나온다

함정 하나 — 부증성이니 공급을 못 늘리나? 물리적으로는 못 늘립니다. 하지만 용도를 바꾸면 늘어납니다. 농지를 택지로 전환하면 택지 공급은 늘어난 것입니다. 매립·개간도 마찬가지입니다. 「물리적 공급은 불가능, 용도적 공급은 가능」 — 이 문장 그대로가 답이 되는 문제가 매년 나옵니다.

함정 둘 — 영속성이니 가치가 안 떨어지나? 떨어질 수 있습니다. 물리적 감가가 없다는 뜻이지 경제적·기능적 감가까지 없다는 게 아닙니다. 주변이 쇠퇴하면 땅값은 내려갑니다. 「토지는 감가상각의 대상이 아니다」는 맞는 말이지만, 「토지 가치는 하락하지 않는다」는 틀린 말입니다.

함정 셋 — 영속성은 누구의 특성인가. 토지의 특성입니다. 건물은 해당하지 않습니다. 건물은 세월과 함께 낡고 결국 헐립니다. 그래서 건물은 감가상각을 하고 토지는 하지 않습니다. 우리 법이 토지와 건물을 별개의 부동산으로 보는 것과도 맞물립니다.

함정 넷 — 그럼 매립으로 땅을 만들면 부증성에 어긋나나? 어긋나지 않습니다. 부증성은 돈과 노동을 들여 토지 자체를 새로 만들어 낼 수 없다는 뜻입니다. 매립과 간척은 바다였던 곳을 쓸 수 있게 바꾼 것이지 지구에 없던 땅을 만든 게 아닙니다. 앞의 「용도적 공급」과 같은 이야기입니다.

부동성이 만드는 시장의 모양

여덟 개 중 하나만 고르라면 부동성입니다. 부동산이 다른 상품과 다른 이유가 여기서 거의 다 나옵니다.

물건을 못 옮기니 시장이 전국 하나로 합쳐지지 않습니다. 쌀값은 전국이 비슷하지만 땅값은 동네마다 다릅니다. 강남이 올라도 지방이 그대로인 이유입니다. 그래서 「전국 부동산 시세」라는 건 애초에 성립하지 않고, 분석도 지역 단위로 합니다.

또 물건을 가져와 보여 줄 수 없으니 사람이 직접 가야 합니다. 이것이 임장활동입니다. 서류만 보고는 옆에 뭐가 있는지, 길이 어떻게 나 있는지 알 수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못 움직이는 것끼리 붙어 있으니(인접성) 옆 땅의 사정을 그대로 뒤집어씁니다. 옆에 공원이 생기면 값이 오르고 소각장이 들어서면 내려갑니다. 내가 아무것도 안 했는데 값이 변하는 것 — 이것이 외부효과입니다.

개별성이 만드는 불편함

세상에 똑같은 토지는 없습니다. 바로 옆 필지라도 모양과 도로 접면이 다릅니다. 그래서 하나의 물건에 하나의 값이라는 원칙이 부동산에서는 통하지 않습니다.

이것이 불편한 결과를 낳습니다. 주식처럼 시세표를 보고 살 수가 없습니다. 매물마다 따로 조사해야 하고, 그래서 중개사라는 직업이 필요해집니다. 개별성은 시험 지문이기 전에 이 시장이 존재하는 이유입니다.

3줄 요약

  • 자연적 다섯은 전부 「안 된다」, 인문적 셋은 전부 「된다」입니다.
  • 부증성이라도 용도적 공급은 가능하고, 영속성이라도 경제적 감가는 있습니다.
  • 영속성은 토지의 특성이지 건물의 특성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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