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 글에서 20년을 채워도 임차인은 시효취득을 하지 못한다고 했습니다. 30년을 살아도, 40년을 살아도 안 됩니다. 반대로 남의 땅인 줄 모르고 마당으로 쓴 사람은 20년 만에 됩니다. 이 갈림길에 서 있는 게 자주점유와 타주점유입니다.
30초 답
- 자주점유 — 소유의 의사로 하는 점유. 시효취득이 됩니다.
- 타주점유 — 남의 것인 줄 알고 하는 점유. 아무리 오래 해도 안 됩니다.
그럼 「소유의 의사」는 어떻게 판단할까요. 속마음을 묻지 않습니다.
마음이 아니라 입구를 본다.
그 부동산에 어떤 문으로 들어와 점유를 시작했는지를 봅니다. 임대차계약서를 들고 들어왔다면 아무리 「내 집이라 생각했다」고 우겨도 타주점유입니다. 매매계약서를 들고 들어왔다면 그 계약이 나중에 무효로 밝혀져도 자주점유입니다.
왜 그런가
속마음을 기준으로 삼으면 증명이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20년 뒤 법정에서 「그때 내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하면 아무도 반박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판례는 소유의 의사를 점유를 취득하게 된 권원의 성질에 따라 겉으로 드러난 사정으로 판단합니다.
여기에 하나가 더 붙습니다. 민법 제197조 제1항은 점유자가 소유의 의사로 선의, 평온 및 공연하게 점유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정합니다. 즉 가만히 있으면 자주점유로 봐준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입증책임의 방향이 뒤집힙니다. 점유자가 「나는 소유의 의사가 있었다」를 증명하는 게 아니라, 이를 부정하는 쪽이 「타주점유였다」를 증명해야 합니다. 시험에서 방향을 반대로 써 놓는 지문이 자주 나옵니다.
사례로 보기
두 사람을 나란히 놓아 보겠습니다.
- 30년 산 임차인 — 들어온 입구가 임대차계약입니다. 빌린 것이니 처음부터 남의 집임을 전제로 한 점유입니다. 30년이 300년이 되어도 타주점유입니다.
- 22년 쓴 담장 밖 3평 — 측량 착오로 내 마당인 줄 알고 쓰기 시작했습니다. 남의 것을 빌린다는 전제가 없었으니 자주점유입니다.
차이는 기간이 아니라 시작점에 있습니다. 임차인은 첫날부터 「이건 남의 집」이라는 전제를 깔고 들어왔고, 담장 사례는 첫날부터 「이건 내 땅」이라는 전제였습니다.
시험에 이렇게 나온다
함정 하나 — 「점유자가 소유의 의사를 증명해야 한다」. 틀립니다. 추정되므로 다투는 쪽이 깨야 합니다.
함정 둘 — 남의 땅인 줄 알면서 무단으로 차지한 경우. 추정이 있으니 자주점유일까요. 아닙니다. 대법원은 아무 권원 없이 남의 부동산인 줄 알면서 무단점유한 것이 증명되면 소유의 의사 추정이 깨진다고 보았습니다(대법원 1997. 8. 21. 선고 95다28625 전원합의체 판결). 착오로 넘어간 담장은 되고, 알고 들어간 무단점유는 안 됩니다.
함정 셋 — 상속받으면 자주점유가 되나? 되지 않습니다. 상속인은 피상속인의 점유를 그 성질 그대로 물려받습니다. 아버지가 임차인이었다면 아들도 타주점유입니다. 상속은 「새로운 권원」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타주점유가 자주점유로 바뀌는 두 가지 길
바뀔 수 없는 건 아닙니다. 다만 길이 둘뿐입니다.
- 새로운 권원으로 다시 점유를 시작하는 것 — 세들어 살던 사람이 그 집을 사버리는 경우가 여기입니다.
- 소유자에게 소유의 의사를 표시하는 것 — 「이제부터 이 집은 내 것으로 알고 쓰겠다」고 상대방에게 밝히는 것입니다.
둘 다 바깥으로 드러나는 사건이라는 점이 중요합니다. 혼자 마음을 고쳐먹는 것으로는 바뀌지 않습니다. 「입구를 본다」는 원칙이 여기서도 그대로 이어집니다.
덧붙여 공유도 자주 나옵니다. 공유자 한 사람이 공유물 전부를 혼자 쓰고 있어도, 다른 공유자의 지분에 대해서는 타주점유입니다. 자기 지분을 넘는 부분은 남의 몫임을 전제로 쓰고 있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앞사람의 점유를 이어받을 때
20년은 혼자 채우지 않아도 됩니다. 민법 제199조는 앞사람의 점유를 합쳐서 주장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12년 점유한 사람에게서 넘겨받아 8년을 더 썼다면 20년으로 셀 수 있습니다.
다만 조건이 붙습니다. 합쳐서 주장하면 앞사람 점유의 하자도 함께 따라옵니다. 앞사람이 타주점유였다면 그 12년은 아무리 합쳐도 시효기간이 되지 못합니다. 그래서 선택지가 둘입니다.
- 내 점유만 주장 — 기간은 짧아지지만 앞사람 하자를 안 떠안습니다.
- 합쳐서 주장 — 기간은 길어지지만 하자도 같이 옵니다.
「길게 세는 게 무조건 유리하다」가 아니라는 점, 여기가 출제 포인트입니다.
헷갈리는 것과 비교
| 어떤 입구로 들어왔나 | 자주 / 타주 | 시효취득 |
|---|---|---|
| 매매 (계약이 무효여도) | 자주점유 | 가능 |
| 측량 착오로 경계 침범 | 자주점유 | 가능 |
| 임대차·전세 | 타주점유 | 불가 |
| 지상권·전세권 | 타주점유 | 불가 |
| 명의수탁자 | 타주점유 | 불가 |
| 남의 땅인 줄 알고 무단점유 | 추정이 깨짐 | 불가 |
표를 통째로 외우기보다 「빌린 것인가, 내 것으로 시작했는가」 한 줄로 걸러 보세요. 빌린 것으로 시작한 관계는 전부 타주점유입니다. 지상권·전세권·명의신탁이 한 묶음으로 묶이는 이유가 이것입니다.
3줄 요약
- 속마음이 아니라 점유를 시작한 입구로 판단합니다.
- 자주점유는 추정되므로 아니라고 다투는 쪽이 증명해야 합니다.
- 타주점유가 자주점유로 바뀌는 길은 새로운 권원, 소유자에 대한 의사표시 둘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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